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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가 지향하는 것은 원래 시의 고향이었던 주술과 마법으로서, 시를 만든 그 원천으로 돌아가려는 태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원래 주술은(나중에는 마법이 되고 마술이 되었다) 누군가와 무엇을 축복할 수도 있고, 누군가와 무엇을 저주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주술은 우리의 생명과 같은 것이었다. 생명을 지키거나 생명을 없애는 것, 그것이 바로 주술이었다. 그런 힘들을 향한 믿음은 그의 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손녀 윤이는
캐들거리는 웃음소리로
추석 무렵의 수성못 들안길과
이상화의 빼앗긴 들과 그의 침실과
갖고 놀던 장난감 자동차와
아내의 얼굴과
아침 배달 조간신문과
멍멍이와 침대와 소파와
훈민정음 해례본과
여진족이 쓰던 문자와
그리고 손녀가 머물던 빈자리까지 모조리
―「마이다스의 손」 부분
시전문지 13월 호에 실린 나의 시를 아무리 읽어봐도 뭔 소린지 모르겠다. 누가 썼는지도 모르겠다. 시가 이데아라고? 구원이라고? 시가 그렇게 위대하다고? 시의 위의(威儀)라고? 한 때의 상처와 마주했던 언어라고? 아팠던 상흔의 기억이라고? 오랫동안 단어들에 익숙한 한 사람이 단어 옆에 단어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시에 익숙한 사람이 시 옆에 시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값비싼 종이에 인쇄된 먹으로 깊이 눌러 찍어낸 내 시의 가려운 혓바닥, 13월의 시를 나는 찢어버린다.
그러자 그 자리엔 푸른 나무 한 그루가 솟아났다. 영성의 땀방울이 찢어진 종이 잎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13월의 시」 전문
이상규
시인 이상규는 경북 영천 태생으로 197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종이나발』(둥지), 『대답없는 질문』(살림), 『헬리콥터와 새』(고려원), 『불꽃 같이 타오르는 낙엽』(글누림)과 장편소설 『포산 들꽃』(작가와비평)을 발표하였다. 경북대학교에서 방언학을 가르치면서 한편으로는 문학의 옷깃을 잡고 있다. 국립국어원장과 남북겨레말큰사전편찬 이사를 지내며 <세종학당> 설립을 추진하였으며, 남북겨레말큰사전 사업에도 관여하였다.
최근에는 우리 역사에서 오랑캐라고 불렀던 만주 여진의 언어와 삶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야성 같은 원시성이 그 속에 내재되어 있어, 그는 그 주변을 늘 서성거리고 있다. 2016년 여름에는 중국 사회과학원 초청 연구교수로 여진인들이 살던 황톳빛 벌판에 남겨 놓은 비문 현지답사를 계획하고 있다.
글머리 1부 파란 피 / 시와 새 / 비밀 / 연필로 그린 흰 꽃 / 청력 장애인 / 유천 / 마이다스의 손 / 시작법 / 하루일과 / 긴 부대 / 꿈 / 13월의 시 / 따뜻한 나무 / 별 / 북소리 2부 어매 / 추억 / 유성 / 햇살과 달빛 / 개불알꽃 / 도시, 바람만 흔들리고 / 모음의 탄생 / 늘 누워 있는 여자 / 모국어 / 남성현 고개 / 뒷모습 / 미추왕릉 / 난청과 이명 / 암캐의 외출 / 수련 별곡 / 죽음의 부활 / 자작나무와 바람 3부 몽환, 강이천을 만나 / 몽환 / 투먼강 / 언제부턴가 / 바다 / 이정표 / 유월의 꿈 / 남천강 / 풍화 / 소쇄원 맑음 / 큰 장, 서문시장 / 서호수 / 겨울나무 / 율려, 허무 / 발비 / 끝없는 벌판 / 주르첸 / 몸의 언어 / 표준국어문법 / 음양몽설 4부 가을 햇살 / 반구대 암각화 / 복숭아 통조림 / 먼동 1 / 먼동 2 / 서녘 바람 / 아 고구려 / 몸은 원시림 / 노을 / 자연 / 태양 / 꽃에 맺힌 이슬방울 / 고향 / 산 / 욕망을 비우면서 / 아름다운 모습 / 안녕하세요 / 초여름 밤 / 바람 / 소리 없는 깊은 강자락에서 / 세상 그립지 않는 것이 없다 / 영선못 해설: 원시성의 회복_변학수(문학평론가, 경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