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세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한
기본 지식과 덕목을 종합적으로 다룬 내용
1888년에 일본 문부성에서 펴낸 고등소학독본은 고등소학교용 국어독본이다.
고등소학(高等小學)은 1886년부터 1941년까지 설치된 교육기관으로 심상소학교(尋常小學校)를 졸업한 사람이 다녔던 학교기관이다. 오늘날의 학제로 말하자면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에 해당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발전적인 근대 국가를 지향해 세계 선진 국가와 도시의 모습을 상세히 소개했으며, 세계 각 국의 일화를 게재하여 세계 시민으로서의 수신 덕목을 강조했다. 또한 일본 및 서양의 위인의 행적을 실어 학생의 진취적인 정신을 고취시켰다. 따라서 고등소학독본은 일본의 교육 근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근대화에 관한 인식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최초의 근대적 국어교과서로 평가받는 『국민소학독본』의 저본이 바로 『고등소학독본』이었다는 점은 국어학적, 교육학적, 역사학적 관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고등소학독본』의 내용은 국민, 역사, 이과, 지리, 기타로 나누어 다루었으며, 그중 역사는 일본고대, 일본중세, 일본근세, 일본근대와 같이 시대별로, 이과는 식물, 동물, 광물, 물리, 자연, 천문으로, 지리는 일본지리와 세계지리로, 기타는 수신, 언어, 설화, 가정, 서간, 잡류로 세분화할 수 있다.
각 권의 2~3단원은 한시나 운문을 다루고 있는데 교훈적이며 애국과 관련된 것이 많다. 이렇듯 『고등소학독본』은 일본 국민이자 동시에 근대 세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한 기본 지식과 덕목을 종합적으로 다룬 내용 중심의 종합 독본인 것이다.
이 책은 1888년에 발행된 『고등소학독본(高等小學讀本)』(전7권) 중 문부성 총무국 도서과 소장판 저본으로 번역 작업을 해, 영인과 함께 출간하였다. 이는 교육학, 국어학, 일본어학, 역사학 등 각 분야 연구자의 연구 편의를 제공하여 근대 개화기 교육 및 역사, 교육의 실상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고자 함이다. 즉, 이를 토대로 이 두 교과서의 교과 내용의 편성 관점, 그리고 지리, 역사, 이과, 인물 등과 관련된 제재는 두 교과의 교과 내용과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그것이 『국민소학독본』에서는 어떠한 차이로 나타나고, 어떻게 변화했는가 등 근대 한일 교과서에 나타난 교육이념과 사상, 역사관, 세계관, 근대화에 대한 인식에 대해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검토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나아가 근대 한일 양국 간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