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각종(李覺鍾)의 『실용작문법』(1911, 唯一書館) 초판본
근대식 학제 도입 이후 소학교에는 ‘독서, 작문, 습자’라는 교과를 두었으나, 이 시기 교과 운영은 각 교과의 요지 및 교과서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다. 작문 교과서의 출현은 1908년 최재학이 저술한 『문장지남(文章指南)』이 처음으로 보이며, 국문 작문법은 1909년 최재학의 『실지응용작문법(實地應用作文法)』이 처음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재학의 작문법은 전통적인 기승포결(起, 承, 鋪, 結)의 방법을 중심으로 한 수사적 기법을 소개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이각종(1911)의 『실용작문법』(유일서관)은 수사법을 비롯하여 문장 구성 방식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작문법을 제시하여 작문 교육사에서 꼭 살펴보아야 할 책이다.
이각종은 1888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출생하였으며, 1904년 관립한성고등보통학교, 1908년 보성전문학교 법률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문학과에 교외생으로 입학하였다. 1911년부터 1917년 조선총독부 학무과의 속(屬)으로 근무하였으며, 경기도 김포 군수를 역임하고, 1937년 황국신민의 서사를 지을 정도로 친일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초기 생애는 계몽운동가로서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농방신편(農方新編)』, 『형법대전(刑法大典)』 등과 같이 국문으로 농업이나 법률서를 저술하기도 하였다.
『실용작문법(實用作文法)』 초판은 1911년 유일서관(唯一書館)에서 발행하였으며, 1917년 제3판이 박문서관에서 발행되었다. 기존의 학계에 소개된 자료가 대부분 제3판이어서, ‘일제 강점기 글쓰기론’을 재구성하면서, 초판을 영인하였다.